1. 트럼프의 공약
1) 고관세로 수입을 줄이고 현지 생산을 늘려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 게다가 관세 수입으로 거덜 난 미정부 재정의 일부를 메꾸겠다.
2) 저금리, 기업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3) 약달러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4) 저물가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 공약은 내적으로 서로 충돌하므로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논리는 아래와 같다.
'고관세는 무역에서 수입을 줄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고물가를 가져오고 고물가(인플레이션)는 고금리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현 미국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금리를 내리는 것에 신중해지고 있다) 고금리는, 단순히 높은 금리를 뜻한다기보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보다 높은 금리(이자)이거나 이전 보다 높은 금리를 말하며 이러할 때 이전에 세계로 뿌려졌던 달러를 미국 내로 끌어들이게 된다. 높은 이율을 따라 돈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을 제외한 타국에 달러는 부족하게 되고 달러는 강달러 즉 달러 환율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관세를 유지하며 저물가, 저금리와 약달러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내적 모순이 다분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스티브 미란’이라는 경제학자의 보고서를 보고는 이 공약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미란 보고서’의 핵심은 미국이 글로벌 기축통화국으로 지휘를 놓지 않고 저금리와 약달러를 유도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이로써 제조 강국으로의 변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
2. 미란 보고서
Stephen Miran :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현실 판단 :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는 한계에 다다랐다. 미정부의 총부채는 2001년 5조6239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7배 늘어난 35조3000억 달러가 되었고 경제수지 적자도 계속 늘어나 2022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 국가부채와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장단기 국채 물량도 급증하는데 만기 때마다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이를 연장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국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꼴이 되었다.
마러라고합의 : 트럼프의 가이드라인 일부
동맹국과의 공동외환 시장 개입, 달러 강세를 막고 상당한 약세를 유도한다. 최고의 목표는 관세와 약달러, 행동강령에 따르면 관세는 목표다. 협상 카드가 아니다. 꼭 100년은 아니어도 장기국채를 무이자로 강매한다. 동맹을 안보로 위협, 이 무이자 100년 장기국채를 강제로 사도록 한다. 대신 안보와 연준의 달러 계정에 대한 무제한 엑세스 권한을 준다. 이에 기반으로 미국의 제조업을 부활시킨다.
* 마러라고 합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다. 1985년 미 레이건이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 절상을 합의한 플라자협정에 비유해, 2025년 제2의 화이트하우스로 불리는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일어날 거라 예측하는 채권 강매 합의를 일컫는 말이다.
왜 미국은 한번 씩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트리핀 딜레마로 풀어보자.
3. 트리핀 딜레마
브레턴우즈 체제 아래,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맞닥드린 국가적 이해관계 간의 상충관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즉, 세계 국가들의 국제 거래결제를 달러로 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인 달러 공급을 계속 늘리며 미국 밖에서 달러가 세계 무역에서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기 위해 미국은 무역에서 적자를 봐야 하고 끊임없이 달러를 공급해야 하는데 이렇게 달러의 공급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결국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기축통화로서의 신용도가 위태로워지는 모순을 겪게 된다.
즉, 기축통화는 세계로 흩어져나가 많은 사람 손에서 쓰여야 한다. 지금의 달러처럼, 미국은 달러를 세계에 내보내기 위해서는 무역에서 물품이나 원료를 사고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미국이 빠진 모든 세계 통상무역에서도 쓰여야 한다. 우리가 두바이에서 원유를 살 때도 달러로 지급할 수 있어야 하므로 미국은 무역에서 적자를 일으켜 많은 달러를 세계로 내보내게 된다.
4. 플라자합의를 떠오르게 하는 미란 보고서
많은 사람이 이를 보며 레이건 시대의 플라자 합의를 떠올린다. 트럼프는 관세와 국가 안보를 볼모 삼아 대미 무역 흑자를 내는 국가를 상대로 협박하지 않을까 예측한다.
플라자합의
1985년 미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의 쌍둥이적자(재정수지와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을 프라자호텔로 불러 모아 금리를 하락시키지 않으면서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한 협의를 하는데 이게 그 유명한 ‘플라자합의’다.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해 경제 규모가 큰 네 나라의 통화 가치를 높여 상대적으로 달러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합의가 그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로써 일본은 엔화 가치가 급등하며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고 상대적으로 엔화가 올라가 자산 가치가 올라갔다. 일본 정부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었고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일본 경제 버블의 시작이자 잃어버린 30년의 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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